성정체성?, 행복의 정복, 여러가지
1.
꽤 오래 전에 깨달은 건데, 난 매력적인 여성을 보면 ‘우와, 예쁘다. 사귀고 싶다. (말 막하는 게 자랑인지 아는 남자들의 표현을 따르자면) 우와, 저 여자 따먹고 싶다!’라고 느끼지 않는다. 질투를 동반한 ‘아, 부러워’가 내가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GLBT의 T의 성향이 있는 남자인가? 뭐, 카를 융이 말한대로 내가 아니마가 많은 사람일지도 모르지. 아님 ‘내 안에 남자있다’같은 웹상에서 간혹 보는 말을 나한테 적용시켜 보면 ‘내 안에 여자-20대 중반-있다’일지도 모르겠고.
왜 이런 소릴 하냐면, 새 회사에 들어간 뒤로(헉, 벌써 1년이 되었네) 여직원들이 내가 게이임을 확정을 짓고 ‘xx씨 남자 좋아하는 거 아냐?’ 같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다. 어떤 거 자꾸 들으면 거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내 성정체성에 대해 때늦게 한번 생각해 보았다는 거다.
아니아니, 정말 이 소리를 하는 이유는 회사에 새로 들어온 알바 여자애를 부러워하면서도 질투하기도 하고, 잘 대해주고 싶으면서도 가학적으로 못되게 굴고 싶기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좋아하기도 하고.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누군가가 좋아져서 이러고 있다.

2.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읽었다. 자신에 대해 그만 생각하고 외부로 눈을 돌리는 게 행복해질 수 있는 한 방법이라는 구절이 있었다. 계속 내 머리에 그 부분이 맴도는 걸 보니 러셀이 시키는 대로 좀 해야겠다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지금 블로깅 하고 있는 내용도 또 나에 관한 내용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한 소설에서 그러던데 ’그 나이 때는 뭐를 생각하든 부매랑처럼 자신에 관한 생각으로 돌아온다’라고. 그런데 저기서 ‘그 나이 때’는 20대 초반이었던 같은데. 뭐, 내가 늦되는 인간이구나라고 편하게 생각해야지. 그리고 나를 그만 생각하고 외부로 눈을 돌려 봐야지. 좋아하는 알바 여자애에 관해 생각해 봐야지. 내와 걔의 관계-내가 좋아하고 있다든지-는 쏙 빼놓고 그저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을지에 관해서만.

3.
SUEDE!
가사를 안 외워가도 싱얼롱이 가능한 밴드는 얘네 밖에 없다.

4.
블로그질 이제 종종 하기.
by 사춘기청년 | 2011/04/09 23:23 | 트랙백 | 덧글(1)
기도문

'제5도살장'이란 소설에 나온다는 기도문.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by 사춘기청년 | 2010/12/12 20:45 | 트랙백 | 덧글(0)
지산 록페, 끝내줬던 펫 숍 보이즈 후기

(자주 가는 인디록 커뮤니티에 쓴 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비문도 많고 수정도 안 했어요.)
이제부터 오늘 본 펫숍을 제가 지금까지 본 공연 1위로 뽑을겁니다. 닐 할아버지도 너네 판타스틱하다, 패뷸러스한 관객이다, 왜 한국에 이제야 온지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기뻐하더군요. 일단 졸려서 잘테니 자세한 후기는 내일 내키면 쓰겠습니다. 뭐 영준비님이나 삼손, 매닉스님 등 같이 가셨다는 분들도 후기를 쓰겠지만요. 아무튼 오늘 안 본 사람들은 두고두고 후회해야 합니다.

자다 일어났음으로..

-  'DJ는 평상시처럼 크리스 로우, 저는 닐 테넌트, 우리는 펫 숍 보이즈'라고 끝날 때쯤 자기들을 소개하던데, 좀 아이돌이 우리는 슈퍼주니어!라고 하는 느낌이더군요.

- 닐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자주 말해줬고요, 크리스는 멘트는 한번도 안 하고 무대에는 음악 중간 댄서들 춤 출때 한번 쓱 무대 가운데로 나오다 바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부끄러움 많이 타는 인간인듯.

- 무대는 얘네 최근 라이브 보면 보실 수 있는 하얀 박스들과 박스에 비치는 조명 효과를 이용해 꾸며져 있습니다. building a wall 끝날 때 박스로 만든 벽이 무너져내리거나 공연 후반부에는 박스들이 공중에 매달리거나 하더군요. 근데 한 파란 옷 입은 여자 댄서가 박스로 만들어진 기둥에 올라가서 춤추려하다가 박스를 떨어뜨려 그거 주으러 간다고 조금 늦게 올라가 춤을 추게되는 실수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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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 닐 테넌트 뒤에 전광 효과는 하얀 박스들에게 조명을 비춰 만들어 내고 있죠.

- 저 깃발보니 생각났는데, 원래 친구들이랑 무지개 깃발을 만들어 갈려그랬죠. 혼자 가는 바람에 못 했지만. 근데 누군가가 무지개 깃발을 만들에 중간에 peace라는 글자도 박아넣어 흔들고 있더군요.

- 펫 숍 팬들이야 팬이니까 공연을 즐겼고, 그다지 관심 없던 관객들은 히트곡은 히트곡대로 아닌 곡은 댄스 클럽에 와있는 듯한 느낌으로 즐기더군요. 아무래도 지산 같은 락페는 남여 비율이 3:7정도라는 점도 작용했고요. 확실히 얘네가 히트곡은 많으니 조금 지루해질려하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리프도 들려오고하니 팬이 아닌 사람들도 지루할 틈이 없었을 듯. 아, 내 뒤에 덩치큰 안여돼 2명은 이게 무슨 락페에 나올 애들이냐면서 공연 시작부터 중간까지 투덜대고 있더군요. 그 소리 듣기 싫어서 제가 자리를 옮겨버렸죠.

- 저위 매닉스님이 앵콜(Being boring, West end girls)할 때 사람들 시큰둥했다고 썼는데 제 주변은 펫 숍 매니아분들만 모여 있었어그런지 저는 그런 느낌 못 받았습니다. 막 종교적 분위기였다라 할까. 저를 포함 거의 전곡 싱얼롱이 가능한 한국인, 외국인들이 옆에 있어서 무척 자리운이 좋았습니다.

- Go West, Viva La Vida, It's a sin, New York City Boy, Always on my mind의 도입부 등이 가장 반응이 좋았죠. 특히 Go West는 워워워워워로 때창. 다행히 한국! 어쩌구 하면서까지는 부르지 않더군요. It's a sin에서 조명 하얗게 계속 터트릴 때가 관객 호응으론 이 공연의 절정이었고요.

- 아쉬운 점은 Fudamental, Release 앨범에서는 한곡도 안 불렀어요. 두 앨범 다 좋아하는데. 그리고 이 공연을 같이 지켜본 지산 참가 홍대 인디여러분, 크래쉬등 메탈 벤드 멤버들은 음악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 공연보고 미에 대한 새로운 시각 좀 넓혔으면 하네요. 근데 크래쉬 같은 메탈인들이나 김구라 같은 메탈팬들 펫 숍 보이즈 꽤나 좋아하던데 왜 그럴까요? 얼핏 상극같기도 한데.


It's a sin 지산 라이브 영상. 유튜브에 누군가 고맙게도 올려주셨네요. 그날의 감동이 또.
by 사춘기청년 | 2010/08/01 17:53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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